새로운 여행의 첫 페이지를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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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도담 아이와 떠나기 좋은 부여 에듀캉스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 부여가 낳은 민족시인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속 시구처럼 바이러스 속 얼어 붙었던 여행에 대한 갈망이 뒤늦게 알맹이를 드러낸다. 그가 자유에 대한 열망과 그리움을 절절히 노래했던 이곳 부여에서 그토록 그리웠던 여행의 향기를 담뿍 맡을 수 있었다. 걷는 곳곳이 역사의 흔적이며 아직도 유적의 발굴이 활발히 진행 중인 부여에서, 어느 맑은 가을날 우리 아이와의 역사 에듀캉스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한강시대에서 백마강시대로의 전환, '백제문화단지'




    백제역사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총 17년이라는 시간을 걸쳐 탄생한 ‘백제문화단지’는 성왕이 한강시대를 끝내고 새로운 백마강시대의 시작점을 이곳으로 잡은 것처럼 부여여행의 출발지로서 삼아볼 만하다. 격동의 역사 속 그 흔적을 상당수 잃어버려 아련하기만 했던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오감으로 생생히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약 330만m2 이라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백제문화단지는 국내 최초로 백제시대 왕궁을 재현한 사비궁을 포함해 전국 유일 백제사 전문박물관인 백제역사문화관 등이 자리한 한국 최대 규모의 역사테마파크이기도 하다. 사비궁의 중심이 되는 천정전은 궁궐 내 상징적인 공간으로 신년하례식이나 외국사신 접견 등의 주요 왕실행사가 치러졌던 곳이다. 그 옆으로는 단지 랜드마크라 할 수 있는 우아한 곡선의 능산리사지 오층목탑이 우뚝 솟아있다. 실제 중요무형문화재 장인들이 목탑 복원에 대거 참여해 백제의 뛰어난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넓은 단지를 한적하게 걸어보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 한다면 재미난 백제 역사 해설이 함께 하는 트램 열차를 이용해보아도 좋다. 밤이 되면 달빛과 함께 화려한 모습을 띠는 사비궁은 팔색조처럼 낮의 풍경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주소 : 충남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로 455

    전화번호 : 041-408-7290

    부여리조트까지 거리 : 차량 2분(약 0.6km)

  • 죽은 딸을 향한 그리움이 귀결된 곳, 부소산성과 낙화암



    흔히들 낙화암(落花巖)이라고 하면, 의자왕과 삼천 궁녀의 전설이 떠오를 것이다. 왕궁의 후원(後苑)이자 최후 방어성이었던 부소산성에 오르면 낙화암과 더불어 죽음으로 절개를 지킨 백제 여인들을 기리는 백화정(百花亭)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역사는 승자에 의해 기록되는 법인만큼 유독 사치스럽고 방탕하게 묘사된 의자왕의 이미지나 낙화암의 전설은 후대의 상상력에 기인하는 부분이 많다. 이에 낙화암을 죽은 딸을 향한 태종무열왕의 그리움이 귀결된 곳으로 새롭게 조명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641년 왕위에 오른 의자왕은 내부 권력의 기반을 다진 뒤, 외부적으로는 신라의 요충지인 대야성 등 40여성을 함락시켜 신라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함으로써 그 위상을 과시하였다. 이 중 대야성 성주의 아내가 김춘추의 딸 고타소였다. 딸의 사망 소식을 들은 김춘추는 기둥에 기대서서 종일 눈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이 지나가도 알지 못할 정도로 슬퍼했다고 한다. 그러고는 “슬프도다. 어찌 대장부가 되어 백제를 멸하지 못하랴”고 외치며 백제 멸망에 온 힘을 쏟기로 결심했다고 전해진다.

     

    이 후 김춘추는 고구려, 왜, 당을 직접 방문하며 목숨을 건 외교전 끝에 당과 군사연합을 맺게 되었고, 왕위에 올라 결국 백제 의자왕의 항복을 받아내며 백제를 멸망시켰다. 자식을 잃은 아비의 그리움이 한 나라를 멸망에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주소 : 충남 부여군 부여읍 관북리

    전화번호 : 041-830-2884

    부여리조트까지 거리 : 차량 7분 (5.7km)

  • 마시면 3년이 젊어진다는 신비한 약수가 있는 사찰, 고란사


    낙화암에서 돌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백마강가 절벽으로 다붓하고 고요한 사찰에 당도하게 된다. 고란사 입구에 들어서면 이곳에 사는 귀여운 고양이들이 방문객들을 먼저 맞이한다. 백제 말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할 뿐 자세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백제 멸망 시 삼천 궁녀의 넋을 기리기 위해 고려 현종 때 지어진 사찰이라고도 전해진다.

    고란사는 불로초라 부를 정도로 희귀한 식물인 ‘고란초’가 발견되어 그 이름이 오래 전부터 전해내려 왔다. 절 뒷편에 고란약수를 떠마실 수 있는 바위 틈이 있는데, 이 고란약수에 관해서는 재미난 전설이 내려온다.

     

    자식이 없어 세월을 한탄하던 한 노부부에게 어느 도사가 고란사 바위의 약수를 마시면 젊어진다는 말을 전해주었고, 이에 먼저 약수를 찾으러 떠난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부인인 할머니가 이곳으로 향했다. 그 자리에는 남편 대신 왠 아기가 울고 있었고, 알고 보니 이는 한번 마실 때마다 3년씩 젊어지는 약수를 너무 많이 마신 할아버지였다고 한다. 할머니는 남편이었던 이 아이를 고이 길렀고 아이는 자라서 백제에 큰 공을 세워 좌평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이야기다.

    주소 : 충남 부여군 부여읍 부소로 1-25 고란사

    전화번호 : 041-835-2062

    부여리조트까지 거리 : 차량 7분 (5.3km)

  • 백제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타임머신, 황포돛배


    금강 하류의 부여 일대를 가르는 백마강은 무령왕 시대 백강(白江)으로 불리었고, 역사적으로 ‘말(馬)’이 ‘크다’라는 뜻으로 써온 것을 감안하여 ‘백제에서 가장 큰 강’을 뜻할 것이라 추측된다. 유유히 물결을 가르며 탁 트인 백마강 위를 지나는 황포돛배는 부소산성과 부여 읍내를 이어주는데,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부여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이어준다. 낙화암 쪽에서 배를 타고 구드래 나루터에 내리면 화사하게 만개한 벚꽃과 더불어 부여 일대 출신의 조각가들이 만든 조각상들을 감상하면서 부여여행의 운치를 느껴볼 수 있다.

    주소 : 충남 부여군 부여읍 나루터로 72

    전화번호 :041-835-4689

    부여리조트까지 거리 : 차량 10분(6.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