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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줍고 맛보는 가을의 맛, 부여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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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in] 부여 ‘희라숲’ 한희라 대표 인터뷰
국내 최대 밤 산지 부여에 가을이 찾아왔다. 영근 밤송이 사이로 갈색 알밤이 고개를 내밀고, 떨어진 밤송이가 기분 좋게 발에 채인다. 풀벌레 소리와 황토 내음이 감도는 부여 은산면의 야트막한 밤나무 농장에서, 대를 이어 밤 농사를 짓는 한희라 대표를 만났다.
희라숲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농장 규모와 재배 중인 밤나무 수는 얼마나 되나요?
아버지가 30년 이상 일궈온 밤 농장으로, 규모는 7,500평정도예요. 희라숲 앞길에 제가 작업한 300미터 길이의 벽화가 있는데요, 그 벽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저희 농장이라고 보시면 돼요. 밤나무는 어림잡아 300주 정도 되고요. 수십 년간 농장을 일구면서 밤나무를 베어 내기도 하고, 다시 심기도 해서 수종이나 수령은 제각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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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농장을 운영하게 된 이야기가 궁금해요.
이곳은 집안 대대로 내려온 선산이자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향 땅이에요. 오랫동안 자연 상태로 두었는데, 아버지가 그냥 두는 게 아깝다고 밤나무를 심으셨어요. 그렇게 밤농사를 시작하셨죠. 그 과정이 너무 고생스러워 보여서 이곳을 떠나고 싶었던 적도 있었는데요, 아버지가 별세하시고 나니 이웃에게 이 선산을 맡기기보다 제가 직접 관리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 귀향하게 됐죠.
부여가 국내 최대 밤 생산지라고요.
맞아요. 사람들이 보통 밤 하면 공주를 떠올리잖아요. 사실 부여가 공주보다 밤 생산량이 더 많아요. 워낙 농업이 발달한 지역이고, ‘부여 10품’이라 부를 정도로 지역의 대표 농산물이 많다 보니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뿐이에요.
밤나무를 키울 때 계절별로 어떤 작업이 필요한가요?
겨울부터 봄까지 퇴비 주고 가지치기를 해요. 여름에는 밤나무 주변의 풀을 베어주고요. 가을에는 수확을 하죠. 밤나무에 꽃이 피기 시작하는 초여름에는 주변 양봉장에서 저희 농장에 와서 벌을 풀고 밤꿀을 수확해요. 밤꽃은 바람과 벌에 의해 수분이 이뤄지는데, 벌 덕분에 수분율이 높아져 밤송이 착과율이 올라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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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나무도 가지를 많이 쳐줘야 하나 봐요.
모든 유실수가 마찬가지예요. 열매가 실해지려면 햇빛이 잘 받을 수 있게 해줘야 하고, 영양분이 분산되지 않게 가지치기를 적절히 해줘야 하죠.
품질 좋은 밤을 만들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요?
아버지가 연로하셔서 지난 10년간 밤나무에 약을 못 치셨어요. 오랫동안 약을 안 치니까 오히려 벌레가 줄어들고 수확한 밤의 저장 기간이 길어지더라고요. 소나무가 밤나무만큼 많은 것도 저희 농장의 특징 중 하나예요. 소나무에 해충 방제 효과가 있다고 해서 일부러 베지 않았죠. 사실 소나무 때문에 밤을 수확할 때 불편한 점도 있지만, 더 건강한 밤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한 것 같아요.
요즘 밤농장은 산자락의 경사면에 자리한 경우가 많아요. 떨어진 밤송이를 경사면 아래로 모아 기계로 수월하게 수확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저희 농장은 지대가 완만해서 기계 수확이 어려워요.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밤에 손상이 적고 자연스레 품질이 좋아질 수밖에 없죠. 안전하게 밤 줍기 체험을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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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수확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9월 초순부터 시작해서 10월이 가장 본격적인 수확 철이긴 하지만, 수종에 따라 수확 시기가 다 달라요. 수확 시기에 따라 조생종, 중생종, 만생종으로 나뉘는데요, 저희 농장에는 세 종류의 밤나무가 다 있어요. 덕분에 밤을 수확할 수 있는 기간도 긴 편이죠.
밤 줍기 체험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농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밤을 줍고 미리 나눠드린 망에 담으면 돼요. 아이들은 동물 모양의 귀여운 집게로 밤송이를 주우면서 놀기도 하고요. 망을 가득 채우고 나면 맨발 체험장에서 흙을 밟으며 놀거나 그네를 타고 산 둘레를 따라 산책도 할 수 있어요. 마지막에는 같이 밤도 삶아 먹고요.
참가자들의 반응은 어떤지도 궁금해요.
작년에 처음 시작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경사가 완만하고 황토 산이라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부담 없이 돌아다닐 수 있는 게 장점이죠. 2~3살짜리 어린아이를 데리고 오는 가족 단위 방문객도 많고요. 함께 밤을 주우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아이들은 흙 위에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뛰어 놀거나 어른들은 맨발 걷기를 하면서 각자의 힐링 타임을 즐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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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에게 밤 줍기 체험을 추천하나요?
힐링이 필요한 모두를 환영해요. 아이들도 즐거워하지만, 어른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도시의 번잡함을 잊고 자연을 느끼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작년에는 청소년 단체 방문객도 있었는데, 다들 너무 좋아했어요.
체험을 위해 필요한 준비물이 있을까요?
밤 줍기에 필요한 수집 도구는 저희가 전부 제공해요. 야외 활동이다 보니 운동화를 신고 긴팔 옷을 입는 걸 추천해요. 밤송이가 간혹 머리 위로 떨어질 수 있어서 모자도 챙겨오는 게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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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한 밤을 맛있게 먹는 팁이나 활용법 한 가지만 공유해 주신다면?
밤은 물기가 바짝 말라 건조해지면 먹을 수 없어요. 껍질을 벗기지 않은 밤을 한 번 씻어서 물기만 제거한 상태로 비닐봉지 등에 밀봉한 뒤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는 게 가장 오래가요. 2주 정도 보관하면 단맛이 더 올라오고요.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해 180도에 15분에서 20분 구우면 군밤처럼 드실 수 있어요. 칼집을 내도 좋고, 밤 꼭지를 따서 숨구멍만 만들어줘도 터지지 않게 구울 수 있어요. 밤을 넣어 지은 밤밥은 밤을 간편하면서도 맛있게 먹는 방법 중 하나이고요. 사실 저는 그냥 삶아 먹는 게 제일 맛있더라고요.
밤 줍기 체험 외에 농장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보름달 뜨는 밤에는 맨발댄스 프로그램 ‘얼댄싱’을 진행하고 있어요. 춤 명상 테라피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맨발로 땅을 밟는 어싱(Earthing)과 댄싱(Dancing)을 합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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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밤 수확 기간뿐만 아니라 사계절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힐링 숲으로 꾸려 나가고 싶어요. 산이 야트막하고 흙이 부드러워서 맨발 걷기에 특화된 공간으로 발전시켜도 좋을 것 같고요. 소나무가 많으니 산자락을 따라 산책로를 정비하고, 테라피 도구를 사용해서 다양한 힐링 체험을 선보일 생각이에요. 이를 위해 싱잉볼 자격증도 땄고요. 마지막으로, 희라숲 아래에 제가 사용하는 한지 공예 작업실이 있는데요, 그 공간도 리모델링해서 실내 힐링 센터로 이용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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