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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도시 강경,
근대의 시간을 따라 산책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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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밀물이 금강을 거슬러 강경포구까지 도달하던 시절, 강경은 전국에서 물자와 상인이 모여드는 수운의 중심지였다. 성어기엔 100여 척의 배가 포구를 메웠고, 객주와 상인, 여행객으로 성시를 이뤘다. 근대기의 문화도 일찍이 꽃을 피웠다. 이후 육로 교통이 발달하면서 점차 쇠퇴했지만 오늘날의 강경은 여전히 포구 도시 특유의 멋과 근대의 유산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근대거리를 걸으며 그 흔적을 따라가고, 옥녀봉 정상에 올라 찬란한 금강과 논산평야를 굽어보며 강경이 누린 풍요의 시간을 그려본다.
젓갈로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내다, 경모네 젓갈 백반
강경시장은 조선 시대에 평양, 대구의 시장과 함께 3대 시장으로 손꼽힐 정도로 유명했다. 특히 성어기가 찾아오면 서해에서 잡아 올린 각종 수산물이 배에 실려 강경포구로 모여들었다. 팔고 남은 수산물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염장법이 발달했고, 이는 오늘날 강경이 젓갈의 고장으로 불리는 배경이 되었다.
강경 젓갈의 오랜 명성을 제대로 확인하고 싶다면 경모네 젓갈 백반으로 향하자. 강경에서 나고 자란 강경모 대표가 운영하는 곳으로, 젓갈 백반을 주문하면 16가지 젓갈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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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낙지, 청어알로 만든 젓갈부터 황석어젓, 토하젓, 갈치속젓, 어리굴젓과 명란젓까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만큼 다양한 젓갈에 더해 밑반찬과 청국장, 누룽지가 나온 후에야 비로소 상차림이 완성된다. 한상 가득 차려진 붉은 빛깔의 향연에 젓가락이 갈 곳을 잃는 것도 잠시. 가지각색 젓갈의 감칠맛에 이내 밥 한 공기를 다 비운다. “웬만한 강경 어르신들보다 제가 젓갈에 대해 더 잘 알 거예요.
20년간 젓갈을 취급하면서 전국에 안 가본 시장이 없거든요.” 강 대표가 말한다. 강경의 최상급 젓갈을 소개하기 위해 시작한 식당은 어언 7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식사하러 오는 동네 어르신부터 일을 마치고 들른다는 젓갈 상인들까지 단골손님들의 사랑방이 되었다고. 가게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내건 강 대표의 자부심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 영업시간 : 월~일요일 10:00am~8:00pm(7:00pm라스트오더, 매달 1, 2, 4번째 화요일 휴무)
  • 가격 : 젓갈백반 1만4,000원
커피 말고 가배 한 잔, 갱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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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강경에 근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일본식 목조 건물과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근대식 건축물이 지어졌고, 이곳에 상점가와 행정기관이 들어서면서 도시 상권은 날로 커졌다. 시간이 흐르며 당시의 상업 지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당대 건축물은 여전히 남아 강경의 가장 찬란했던 한 시기를 증언한다. 2000년대 초에 들어서 강경읍은 ‘강경 고도 옛 모습 되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근대 건축물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근대거리 조성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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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거리에 들어서니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경셩’ ‘레코-드’ ‘라듸오’ ‘구락부’ 같은 익숙한 듯 낯선 단어가 적힌 옛 간판을 내건 일본식 목조주택,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이 줄지어 자리한다. 언뜻 세트장처럼 보이지만 모두 실제로 영업 중인 가게들이다. 2층 규모짜리 목조 건물을 개조해 문을 연 카페 갱갱도 그중 하나다.
“갱갱이라는 가게 이름은 영어가 아니에요. 강경을 부르는 충청도 방언 ‘갱갱이’에서 따온거죠. 카페가 들어선 건물은 본래 석유를 취급하고 판매하는 기름집 ‘광신석유’ 자리였어요.” 김영찬 대표가 설명한다. 이러한 역사를 반영해 매장 한 편 좌석 사이에 거대한 기름통을 그대로 남겨 두었다. 목조 건물 특유의 예스러운 분위기에 현대적 감성의 인테리어가 만나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대표 메뉴는 고소한 맛의 흑임자크림커피와 인절미를 통으로 구워 낸 콩가루 와플.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커피, 아니 가배를 마시면 타임슬립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 절로 든다.
  • 영업시간 : 화~금요일 11:30am~5:00pm, 토~일요일 11:00am~6:00pm(월요일 휴무)
  • 가격 : 흑임자크림커피 6,500원, 콩가루 와플 7,000원
도시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하는 공간,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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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년 설립된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은 한때 번성했던 지역 경제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조흥은행, 충청은행 등 다양한 이름으로 운영되다가, 폐점 이후 도서관과 젓갈 창고로 사용되기도 했다. 2012년에 강경의 근대 역사와 강경읍민의 생활상을 조명하는 강경역사관으로 탈바꿈했다. 면적 188제곱미터의 내부에는 주민들에게 기증 받은 생활용품을 비롯해 오래된 봉제기계와 농기계 등 다양한 유물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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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중후반 강경읍의 전경을 담은 사진자료를 둘러보며 도시의 옛 모습을 상상하고, 기차 시간표, 교과서와 고서, 호롱불, 축음기를 보며 시대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다. 과거 은행의 금고였던 공간 역시 그대로 보존돼 있어 활짝 열린 두꺼운 철문을 지나 금고 안으로 들어가 볼 수도 있다. 내부 못지 않게 건물 외관도 볼거리다. 한눈에 보기에도 견고함이 느껴지는데 높은 층고와 적벽돌 외벽, 장식적인 창호와 석재 마감 등은 근대 건축의 미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 가격 : 화~일요일 10:00am~5:00pm(월요일 휴무)
금강을 바라보며 눈이 멀어도 좋을, 옥녀봉 공원
옥녀봉은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빼어난 경치 덕분에 논산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옛 이름은 강경산이었으나 봉우리의 수려함이 옥녀가 단정히 앉아있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지금의 이름이 붙었다. 해발 44미터의 야트막한 구릉이라 크게 힘들이지 않고 금세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이르면 시야가 탁 트여 강경포구와 금강의 아름다운 경치가 한눈에 담긴다. 금강 일대의 수려한 풍광을 감상하다가 제 시간에 하늘로 돌아가지 못해 인간 세계로 추락한 옥녀의 전설이 왜 생겨났는지 알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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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옥녀봉 일대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며 근린공원으로 조성되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최초 예배지, 봉화대, 옥녀봉 구멍가게, 기념비 및 추모비, 잔디광장 등이 곳곳에 자리해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한 편. 본격적인 공원 산책을 앞두고 초입에 자리하는 소금 문학관에 잠시 들러 논산 지역 출신 예술가와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거나 금강이 펼쳐지는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남겨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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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은 해 질 녘 노을 명소로도 인기 있다. 붉은 해가 금강으로 잠기며 사방이 석양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물결 위로 반짝이는 윤슬은 한없이 찬란하기만 하다. 쉼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계속되고 있을 강경의 이야기를, 한때는 눈부시게 빛났던 지난날을 금강만은 기억하고 있다는 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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