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길별하는 어떤 곳인가요?
로컬 브랜드 편집숍이에요. 제주의 자원을 활용한 제품과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자의 브랜드를 큐레이션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가치를 전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브랜드가 가진 스토리나 제품의 히스토리를 전달하고 있어요.
이름에 담긴 의미가 있나요?
‘소길’은 이 동네의 지명이에요. 부를 소(召), 길할 길(吉)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소가 지나다니던 길이라고 해서 좋은 기운을 불러오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해요. ‘별하’는 순우리말로, 별처럼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에요. 좋은 기운을 불러오는 소길리에 자리한 이곳에 찾아온 모두가 빛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았어요.
‘효리네 민박’으로 알려진 이효리・이상순 부부의 거주 공간에 들어섰어요. 찾아오는 이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방송이 방영된 지 8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여기 그때 거기잖아, 여기가 작업실이었잖아.”하면서 기억하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 공간에 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이라는 분들도 있고요. 소길별하가 들어오기 전에는 3년 정도 비어 있었다고 해요. 건물 주변이 숲이다 보니까 잡초도 무성하고, 벌레나 거미줄도 많았죠. 리모델링과 정비를 거쳐서 기존 효리네 민박의 모습이 남아 있는 곳도 있고, 새롭게 탈바꿈한 부분도 있죠.
제주도에서 로컬을 테마로 브랜드 스토어를 운영한다는 것에 한계를 느낀 적도 있나요?
로컬이라는 단어가 결국 제주 그 자체를 의미하잖아요. 한계라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아요. 제주가 섬이다 보니 자원이 한정되어 있지는 않을까 싶지만, 오히려 무궁무진하다고 느끼거든요. 한계를 없애기 위해 새로운 자원을 발굴하고 창출하는 게 저희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제주 지역의 자원이라고 하면 감귤이나 돌 그리고 해녀와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그 안에서도 인물부터 문화 그리고 그걸 소재로 삼은 아이템까지 파생되는 게 정말 많거든요.
살아보면서 발견하게 된 제주의 색다른 모습이 있나요?
여행자로 왔을 땐 제주도의 숲이나 꽃, 작은 카페를 더 좋아했는데, 이곳에 살면서 새삼 제주가 화산섬이라는 게 너무 신기한 거예요. 이런 독특한 지형이 어떻게 그리고 왜 만들어졌을까, 현무암이나 화산석이 어떻게 이런 형태를 갖게 되었는지 궁금증이 생겼어요. 특히 소길별하에서 도슨트를 맡으면서 제주도의 지형적 특성과 제품의 연결성을 찾다 보니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소길워커스라는 브랜드로 자체 제작한 상품은 물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한 제품도 눈에 띄어요.
제주도는 이주민이 많이 모이다 보니 직업군이 다양해요. 소길워커스는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할까’라는 호기심에서 출발해 제주에서 일하는 이들을 위한 의류를 만드는 브랜드예요. 셔츠에 구김이 가도 티 나지 않는 원단을 사용한다든가, 펜꽂이 같은 디테일을 추가한 워크웨어를 선보이고 있어요. 협업의 기회도 늘 열려 있는데요. 제주도에는 5인 미만 사업장의 소규모 브랜드가 많아요. 제품을 만들어도 판로를 확보하기 어려운 브랜드들과 협업해 서로에게 좋은 기회를 창출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소길별하에는 어떤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나요? 큐레이팅하는 기준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누적 브랜드가 300여 개 되고요. 현재는 80여 개 브랜드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어요. 가장 인기있는 제품은 제주시 구좌읍에 자리한 구아우쇼콜라에서 만드는 현무암 초콜릿이에요. 해녀가 채취한 우뭇가사리를 활용하는 브랜드 우무솝에서 출시한 코스메틱 제품도 관심을 많이 받고요. 리사이클 나일론 같은 재생 소재를 활용한 재킷, 바지 같은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의 의류도 최근에 새로 입점했죠. 제주의 가치를 전한다는 슬로건에 따라 제주와 접점이 있는 브랜드와 제품을 우선적으로 소개하고 있어요. 종종 ‘육지 친구들’이라는 기획전을 열어 제주도 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좋은 로컬 브랜드의 제품도 선보이고 있죠.
소길별하에 입점한 제품에 담긴 이야기를 잘 전달하기 위해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곳곳에 설명을 써두어도 너무 다양한 상품이 있다 보니까 미처 다 읽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요. 웬만하면 부담스럽지 않을 선에서 직접 설명을 해드려요. 단체 손님이 방문하는 때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고요. 15분 정도 함께 둘러보면서 간략하게 제품에 관해 설명해 드리죠.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면서 사람과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려고 하고요.
소길별하에서 진행한 행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1~2달에 한 번씩 주말에만 열리는 선데이 팝업은 제주도 내 브랜드 사장님들을 모시고 여는 팝업 행사예요. 제주 도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게 저희의 숙제인데, 선데이 팝업을 통해 그걸 시도해 보고 있어요. 문화생활이 서울만큼 활발하지 않아 생기는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공간을 운영한지 4주년이 됐어요. 앞으로 소길별하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나요?
소길별하가 앞으로도 제주 로컬 창작자의 '첫 무대'로서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으면 해요. 궁극적으로는 소길별하를 통해 자란 창작자들이 제주 안팎에서 각자의 별로 빛나고, 그 별들이 모여 하나의 성좌처럼 이어지는 풍경을 그 만들고 싶어요. 그게 저희가 그리는 다음 4년의 모습입니다. 이름에 담긴 '별하'의 뜻이 공간 안에 머무르지 않고, 제주 밖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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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길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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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제주 제주시 애월읍 소길남길 34-37 소길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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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시간 : 12:00pm~5: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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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이용료 : 6,000원
윤자연 책임 매니저가 추천하는 애월읍 여행코스
소길별하를 둘러보고 식사할 장소를 찾는다면, 차로 3분 거리에 ‘TONKATSU 서황’에 들러보세요. 직원들도 자주 찾는 식당이에요.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소길다방이라는 카페도 추천해요. 드립 커피 전문점인데, 고양이들이 있어서 힐링 하러 가기 딱이에요. 관광을 하고 싶다면, 수산봉이라고 완만하고 작은 오름이 있어요.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을 배경으로 그네를 타고 놀 수 있어요. 최근에 새롭게 오픈한 파호이호이 라바필드라는 용암지질공원도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