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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KCHO

속초 배낚시 체험

싱싱한 자연을 낚다



드넓은 속초 바다를 탐험했다
아침을 여는 장사항
이른 아침, 서둘러 속초로 향했다. 오전 10시30분, 바다 내음이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장사항에 닿았다. 항구에는 부지런히 아침을 준비 중인 어민들의 작업이 한창이다. 어망을 정리하며 잡힌 생선을 털어낸다. 군데군데 찢어진 그물을 직접 수선한다. 가지런히 일렬로 정박한 고기잡이 어선, 이곳이 속초임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한다. 속초 어민의 작업장 바로 옆쪽에 ‘장사항 활어회센터’가 자리한다. 건물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동광호 17호> 앞에 가면 낚싯배를 탈 수 있다. 참고로 속초 배낚시 체험은 예약이 필수다. 마침 낚싯배 앞에서 미역을 씻던 사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미역 함 묵어 볼래요?” 사장님은 대답을 하기도 전에 덤덤히 미역 줄기를 칼로 툭 잘라 입으로 넣어 주셨다. 짭짤하고 미끄덩한 맛. 입안으로 파도가 밀려온다.


속초 배낚시 체험
싱싱한 자연을 마주했다.
속초 배낚시 예약은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전화로 선장님께 문의하는 방식이다. 오전 9시, 11시, 오후 2시. 평균적으로 하루 3번의 출항을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배를 띄우지 않는다. 손님이 일찍 모이면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출항하기도 한다. 낚시할 시간이 늘어나는 셈이다.


장사항에서 그물을 정리하는 어민



속초에서 즐기는 배낚시 체험


배낚시에 나서는 여행객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찾는 법. 낚싯대, 미끼, 구명조끼, 장갑 등등 필요한 준비물은 모두 낚싯배에 구비되어 있다. 낚시 초보자도 부담 없이 배낚시 체험을 할 수 있다. 파도가 심한 날에는 배 타기 30분 전에 멀미약을 복용할 것을 추천한다. 또한 낚시를 하는 도중에 마실 물 정도를 미리 준비해 가면 배낚시 준비는 끝이다. 출항 10분 전, 배낚시를 예약한 손님들이 삼삼오오 장사항으로 모여든다. 이제 구명조끼를 입고 낚싯배에 오를 시간이다. 왠지 오늘 운수가 좋을 거 같다.

평화로운 장사항의 아침

속초 장사항에서 말라가는 건조생선

이른 아침 작업에 한창중인 속초 어민

바구니 가득 담긴 생선, 속초의 맛
  • 장사항
  • 강원 속초시 장사항해안길 58
낚싯배를 타고 동해바다로
‘동광호’는 무게가 6.67t에 달하는 낚싯배로 최대 16명까지 태울 수 있다.
배 무게에 따라서 0.7t 당 승객을 한 명씩 더 태울 수 있다고 한다. 낚싯배의 최대 무게는 9.77t으로, 22명의 승객까지 태울 수 있다고 한다. 틈새상식.우렁찬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이윽고 낚싯배에서 진동이 느껴지더니 이내 장사항과 멀어진다. 15분쯤 지났을까, 수평선에 노란 부표가 하나 보인다. 오늘의 결전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본격적인 낚시에 앞서 낚싯대 사용법과 미끼 끼우는 방법을 배운다. 낚싯대를 바다에 던지는 과정은 이렇다. 먼저, 장갑을 낀 손으로 갯지렁이를 반으로 자르고 머리부터 낚싯바늘에 밀어서 꽂는다. 양갈래로 나눠진 반대쪽 낚싯바늘에도 똑같이 갯지렁이를 꽂아준다. 갯지렁이가 대롱대롱 매달린 낚싯대를 바다에 툭 놓으면 줄이 스르르 알아서 풀린다. 낚싯대에 묵직한 추가 달려있어서 수심 50m까지 쭉쭉 내려간다. 거침없이 풀리던 낚싯줄이 느슨하게 되면 낚싯바늘이 바닥에 닿았다는 신호다. 이제 낚싯대 릴을 앞으로 한 바퀴 감아서 낚싯줄이 팽팽해지게 만든 뒤 생선의 입질을 기다리면 된다. 오늘은 가자미를 낚을 예정이다. 낚시는 기다림의 미학이라 했던가. 가지미는 광어와 같은 목이지만, 눈이 기울어진 방향이 반대쪽이다. 깊은 바다 바닥에 서식한다. 그렇기에 가자미 낚시에는 낚싯줄이 긴 낚싯대가 필수다. 가끔 가자미 대신 값비싼 문어를 낚기도 하는데, 손님들은 이를 ‘대박’이라고 부른다.

첫 낚시 포인트에서 시간이 지나도 입질이 오지 않는다. 무려 30년 경력에 빛나는 동광호 최만철 선장은 낚싯배에 시동을 걸어 두 번째 포인트로 이동했다. 다시 낚싯대를 놓고 기다리길 20분쯤. 낚싯대가 묵직한 것을 직감했다. 하지만 바로 릴을 돌리진 않았다. 바늘에 걸린 고기가 팔딱거리며 주변의 동료를 부르기 때문이다. 다시 10분이 지나, 더욱 무거워진 낚싯대를 힘차게 들어올렸다. 결과는 가자미 한 마리. 나름 히트다 히트. 마음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다. 낚시를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나자 손님들이 잡은 물고기가 각자 배정받은 바구니에 조금씩 채워져간다. 가자미와 노래미가 적당한 비율로 섞여 있다. 아직 수온이 찬 봄바다는 물고기의 출현이 적은 편이다. 성수기인 8월이 되면 물이 따뜻해 지고 물고기의 활동량도 많아진다. 볍씨가 싹을 틔우고 고개를 떨구는 계절이 있듯, 낚시도 다 때가 있는 법이다. 2시간30분이 훌쩍 지나버렸다. 동광호는 힘차게 파도를 가르며 다시금 장사항으로 돌아간다.


낚시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낚시 체험객에게 주어지는 기본 준비물들

한참을 기다려 건져낸 가자미 한 마리


무려 30년 경력에 빛나는 동광호 최만철 선장
  • 속초 동광호
  • 강원 속초시 장사항해안길 56 장사항활어센터 동광호17호
  • 09:00, 11:00, 14:00(1일 3회, 최소 5인 이상, 날씨에 따라 취소될 수 있음)
  • 010 2868 3007
현장에서 바로 먹는
싱싱한 회
낚싯배에서 내릴 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내가 잡은 물고기가 든 바구니를 챙기는 것이다. 동광호 바로 앞에 위치한 횟집인 ‘동광호 17호’에서 내가 잡은 생선을 맛볼 수 있다. 회 손질 값은 잡은 양에 따라 3,000원에서 6,000원 사이다. 간혹 재미로 낚시를 즐기고 잡은 물고기를 횟집에 양보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현장에서 먹느냐, 포장해서 돌아가느냐, 횟집에 기증하느냐, 모두 손님의 선택이다. 만약 결과물이 조금 부실하다면 ‘동광호 17호’에서 판매하는 자연산 광어와 멍게를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낚시에서 잡아온 생선을 손질해 주는 횟집, 동광호 17호의 전경
가게 옆 작은 테이블에 앉아 직접 잡은 가자미 회를 시식했다. 탄탄하며 쫄깃한 식감이다. 초장을 찍지 않아도 잡내가 없다. 서비스로 함께 받은 노래미 회 또한 부드럽게 넘어간다. 초장에 찍어 먹어보고, 깻잎에 싸서도 먹어본다. 몇 번 젓가락으로 집어먹으니 금세 바닥이 보인다. 출렁거리는 파도를 바라보며 음미하는 회의 맛. 문득 속초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항구에서 직접 낚은 물고기를 회를 즐기며 그런 생각을 했다.


동광호 17호에서 판매하는 광어


직접 잡은 가자미 회. 꼬독꼬독한 식감이 일품이다


생미역을 손질중인 사장님


붉은 빛이 매력적인 멍게


회 한 점, 분위기 한 입. 최고의 조합이다
사방이 바다인 곳, 장사항 활어센터
싱싱한 자연을 마주했다.
장사항 1층 활어센터에서는 가자미, 고등어, 돌참치, 오징어, 해삼, 홑게를 비롯한 제철을 횟감을 취급한다. 2층은 시식을 위한 장소다. 고추장, 쌈 채소를 포함한 기본 상차림이 6,000원이다. 1인당 4,000원을 추가하면 매운탕도 즐길 수 있다. 특히. 가자미 세꼬시와 속초 명물 오징어순대가 인기다. 주차장 이용은 무료이며 최대 240명 단체 손님도 수용할 정도의 크기이다. 3면에 탁 트인 동해바다를 넓은 유리창을 통해 바라볼 수 있는 점도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 이유이다.


장사항 활어센터 2층이 내부


사방으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다


속초의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회. 이보다 완벽한 한 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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