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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JU

제주 해녀

아름다운 삶 공동체

2016년에 제주 해녀는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주에서 그녀들의 공동체와 역사, 손맛 그리고 삶을 고루 훑었다.

해녀박물관 전망대
해녀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제주 해녀의 물질
해녀박물관
해녀의 모든 역사
평생 바닷속을 헤집으며 가족을 부양했던 해녀들. 그 인고의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해녀박물관을 찾았다.
해녀박물관의 외관
해녀박물관은 2006년 개관했다. 제주 해녀들이 남긴 소중한 문화유산을 발굴, 보존해 그 문화를 이어가기 위한 취지에서다. 본관 1층 로비에서 전시실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제주 전통 초가집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실제 해녀(이남숙 1921~2008)가 거주했던 집을 그대로 옮겨와 복원한 것이다. 제주 초가의 재료는 자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돌, 흙, 나무, 띠와 같은 것들이다, 바람을 이겨낼 수 있도록 지붕은 낮게 했으며 굴묵 난방의 효율성을 위해 방을 자그마하게 만들었다. 식사문화도 엿볼 수 있다. 제주에서는 몇십 년 전만 해도 밥을 ‘낭푼’이라 부르는 큰 그릇에 담아놓고 숟가락을 부딪치며 먹었다. 식기나 식량 등 모든 것이 귀했지만, 무엇보다 물때에 맞춰 바다로 나가야 하는 아녀자의 바쁜 삶이 투영된 전통이다. 보박잎이나, 콩잎으로 쌈 싸 먹기, 모닥치기(한 번에 섞어 먹는 음식), 두루치기 등도 간결한 식사를 위한 방편이었다.
해녀 박물관의 전망대, 제주 바다가 보인다
해녀박물관 내부 해녀상
제주 해녀에 대한 설명
1전시실이 1960~1970년대의 세간을 통해 해녀들의 살림살이와 어촌마을의 형태, 그리고 세시풍속 등을 보여 준다면, 한 층 위에 있는 2전시실은 불턱과 물질 장비 등을 통해 본격적인 해녀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해녀들은 하루 대여섯 시간씩 물질한다. 한 번 바닷속에 들어가면 1, 2분씩 숨을 참고 해산물을 채취한 후 물 밖으로 나왔다. 숨비소리는 턱까지 차올랐던 숨을 물 밖으로 나와 내뿜는 소리다. ‘불턱’이라 불리는 공간도 생소하다. 해녀들에게 불턱은 옷을 갈아입고 물질을 준비하며 휴식을 취하는 장소였다. 할머니에서 어머니로 그리고 딸에게로 이어지는 수련의 장이며 의사소통과 결정의 장 역할도 겸했다. 지금은 단단한 건물로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만, 제주 동쪽 해안에는 곳곳에 옛 불턱의 흔적이 여전히 존재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제주 해녀들이 공동체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해녀는 물질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상궁, 중군, 하군으로 나뉜다. 해녀들은 6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물소중기(하의)’, ‘물적삼(상의)’이라 부르는 무명으로 된 해녀복을 착용했다. 고무 옷이 보급된 70년대 들어서야 장시간 작업이 가능하고 능률도 크게 올랐다. 2층 전시실에는 해녀복 외에 수경, 테왁 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그 시절의 도구들 또한 유리관 안에 가지런히 전시되어 있다. 해녀들은 19세기 말부터 한반도 전역은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등으로도 진출했다. 이를 출가 해녀라 부르는데 이들은 당당히 제주경제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그리고 해녀들은 지역에도 헌신적이었다. 기금을 조성하여 마을 일을 도왔으며 학교 건물을 신축, 재건하는 데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초기 고무해녀복의 모습
무명 해녀복을 전시해 놨다
박으로 만든 초기 태왁
초기 고무해녀복의 모습
해녀, 해초가 얼굴에 붙어 있다
해녀박물관 내부에 전시되어 있는 해녀가 살던 집
  • 해녀박물관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녀박물관길 26
  • 064-782-9898 / www.jeju.go.kr/haenyeo/index.htm
해녀의 부엌
바다가 차려낸 귀한 밥상
해녀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보며 그녀들이 바다에서 직접 채취한 해산물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 바로 해녀의 부엌이다. 해녀의 부엌은 종달리를 본점으로 북촌에 2호점이 있다. 본점은 현직 해녀와 그를 빙의한 연기자가 출연해 연극형식으로 공연한 후 뷔페식으로 요리를 제공한다. 첫 번째 코너는 어머니의 뒤를 이어 운명적으로 해녀의 삶을 살아왔던 해녀, 공부를 포기하고 가장의 역할을 해야 했던 해녀, 아이를 밴 채 원정 물질을 떠나 사고를 당했던 해녀 등이 등장한다. 다른 듯 같은 주제를 가지고 옴니버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들은 제주 해녀의 억척스러운 삶과 내면의 고단함을 들여다보며 감동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잘 손질된 소라
해녀의 부엌 종달리 본점의 음식
해녀의 부엌 종달리 본점에서 진행된 공연
공연이 한창 진행중인 해녀의 부엌 종달리 본점
해녀의 이름이 적혀있는 해녀 물품
두 번째 코너에서는 뿔소라, 성게, 군소, 우뭇가사리, 톳 등 제주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들이 소개된다. 해녀가 직접 출연해 채취과정, 특성, 조리 방법까지 들려 준다. 가라앉았던 분위기가 다시 상승하며 입안에 군침이 서서히 돌기 시작한다. 세 번째 코너는 기다렸던 식사 시간! 모든 요리는 해녀의 손길을 거쳐 제공된다. 제주의 집은 마당 한 편에 우영팟이라고 하는 텃밭을 품고 있다. 우영팟에서 재배한 싱싱한 농산물도 재료로 쓰인다. 톳과 흑임자로 만든 죽은 바다와 우영팟의 앙상블이다. 갈치조림, 뿔소라꼬지, 군소무침, 우뭇가사리 양갱도 진심이 들어 있는 맛이다. 한편, 북촌점은 12명의 예술가가 만들어 내는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한다. 프라이빗 공간에서 14명만을 위한 코스요리가 제공된다는 점에서 본점과 차별된다. 미디어아트 영상은 70년대 북촌리 해녀의 모습을 시작으로 어느 순간 깊은 바닷속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고 들어간다. 4·3항쟁의 아픔을 비롯한 제주의 근대역사도 함께 보여 준다.
해녀의 부엌 북촌점, 고기를 썰고 있다
해녀의 부엌 북촌점 내부 모습
해녀의 부엌 북촌점에서 나온 음식
그 어느 곳보다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다
해녀의 부엌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내어준다
우리의 것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는 음식
도슨트의 진행으로 이어지는 식사도 특별하다. 메뉴마다 이야기가 담겨 있다. 웰컴 드링크로 전통 발효음료 흑보리 쉰다리가 나오는가 하면 상웨덕, 빙떡, 옥돔구이 등 제주 토속음식이 차례로 등장한다. 성게알, 뿔소라, 돌미역 등의 해산물도 빠지지 않는다. 끝으로는 흑돼지 돔베고기에 꽃멜소스가 밥과 함께 제공되는데 시종일관 눈과 입이 푸짐해지는 최고의 한 끼다.
도슨트 진행으로 이어지는 식사
제주의 바다가 입안에서 춤을 춘다
미디어아트가 더해져 볼거리가 화려하다
  • 해녀의 부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265(종달리 본점), 제주 제주시 조천읍 북촌9길 31(북촌점)
  • 070-5224-1828 / haenyeokitch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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