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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KCHO

속초 동명항 오징어난전

속초의 여름 밤바다를
즐기는 방법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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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동명항
오징어난전
속초의 여름 밤바다를 즐기는 방법
투명했던 속초의 바다가 어둑해질 무렵, 동명항으로 나섰다. 고고한 달빛이 세상을 홀로 밝힌다. 고요한 밤바다를 거닐었다.
 
어둑한 저녁이 찾아온 동명항의 전경
하루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하루의 고단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밤바다는 고요하다. 그래서 매력 적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동명항 밤바다
이상하리만큼 속초가 그리워지면, 그만큼 여름이 가까이 다가왔다는 뜻이다.
고민할 게 있나, 속초로 향했다. 여름비가 시원히 쏟아져 내리는 어느 날. 저녁이 다가오길 바랐다. 동명항에 앉아 여름 해가 잦아들길 기다렸다. 오후 내내 쏟아졌던 비 내음, 그리고 항구에서 나는 비릿한 바다내음.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냄새다. 동쪽 하늘에는 짙은 먹구름이 끼었고, 서쪽 하늘은 서서히 주황빛으로 물들어간다. 동명항 뒤로 우뚝 솟은 등대도 슬슬 어스름해진 주변을 밝힐 준비 중이다. 영금정 아래로 동명항, 속초항이 있다. 그 사이에는 그 사이에 속초항국제여객터미널도 있다. 고기잡이배는 물론이고 여객선도 왔다 갔다 분주하다. 속초항은 몇 년 전부터 크루즈가 입항하면서 더욱 바빠졌다. 천천히 속초의 밤을 누리며 걷기엔 동명항이 제격이다. 약 500m 길이의 긴 방파제를 따라 파도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밤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한바탕 비가 내리고 뜬 쌍무지개, 그 아래로 동명항의 전경
서서히 저녁이 다가온다. 여름의 바다는 아주 천천히 저문다
여름 속초의 어스름함에 대하여
길게 뻗은 동명항 산책로. 저녁이면 날도 선선해 운동하기 좋다
푸른 하늘이 서서히 저물어 간다
오후 8시, 밤에 가까워진 동명항 수산시장으로 들어섰다. 하루 일과를 마친 수산시장은 고요함이 흐른다. 마치 학창시절 방과 후 실내화를 찾으러 되돌아온 초등학교처럼 말이다. 농어, 도미, 참가자미, 부시리를 비롯한 제철 생선들은 수족관을 비운 지 한참이다. 수산시장 건너편, 속초항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빨갛고 파랗게 반짝이는 밤바다가 아름답다. 불빛을 따라가면 설악대교와 금강대교가 보인다. 아치 모양의 외관이 비슷한 것 같지만, 설악대교는 붉게, 금강대교는 파게 빛난다. 바다 위에 정박한 어선들은 파도 따라 넘실거린다. 동명항을 둘러싸고 있는 방파제로 향했다. 그곳에서 밤바다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강태공을 만났다. “여기서는 뭐가 잡히나요?” 내가 물었다. “주로 바닷장어가 잡히는데 오늘은 입질이 잘 없네요” 이름 모를 강태공이 답했다. 아쉬운 듯 빈 낚싯대를 다시금 먼 밤바다에 던져 놓는다. 이제 아득히 깜깜한 밤이다. 밤바다는 거칠고 깊은 색이다. 밤바다는 아득한 매력이 있다.
하나둘, 속초항의 간판들에 불이 들어온다
몽환적인 속초 바다의 풍경
동명항 근처에는 대게집이 아주 많다
한바탕 비가 내리고 맑게 갠 동명항의 밤
밤바다 산책을 하다 만난 어느 강태공. 주로 바닷장어가 이곳에서 잡힌다고 한다
더위가 한 풀 식은 저녁이면 천천히 주변을 거닐며 산책하는 이들이 많다
말린 생선, 그 뒤로 속초의 밤바다
하루 일과를 마친 동명항에는 고요함이 흐른다
  • 동명항
  • 강원도 속초시 동명항길 50
밤바다에
떠있는 거문고,
영금정
동명항의 끝자락, 크고 넓은 바위에 자리한 영금정은 밤에 더 아름답다.
시시각각 형형색색 빛을 뿜어내기 때문이다. 영금정(靈琴亭)의 어원을 살펴보면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들리는 소리가 마치 거문고 소리처럼 감미로워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신비로운 거문고를 닮은 정자’라는 뜻이다. 과거에는 속초등대 앞에 솟아 있는 정자를 ‘영금정’이라 칭했지만 지금은 50m가량 동해바다로 뻗어 있는 해돋이 정자를 통틀어 ‘영금정’이라 부른다. 어둠이 자욱하게 내려앉은 영금정 다리를 걸었다. 흰색, 노랑, 파랑, 주황, 빨강의 빛이 번갈아 가며 영금정의 입구를 밝힌다. 밤바다와 야경 그리고 정자. 사색하기 완벽한 조합이다.
영금정의 야경, 밤에 더 아름답다
영금정으로 향하는 다리, 시시각각 형형색색 바뀐다
영금정 내부,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밝게 바다를 비추는 속초 등대. 영금정에서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다
고즈넉한 영금정의 전경
  • 영금정
  • 강원도 속초시 영금정로 43
  • 일몰시간~23:00
싱싱한 오징어는
여기로,
동명항 오징어난전
광어와 도미가 맛있는 봄을 지나 바야흐로 오징어가 맛있는 여름이다.
오징어는 여름에 가장 맛있어진다. 쪄 먹어도 좋고 끓여 먹어도 좋다. 물론 회로 먹는 것이 제일이다. 제철은 뭐든 ‘생’으로 먹어야 인지상정. 여름 오징어를 맛보기 위해 동명항으로 향했다. 동명항 오징어난전은 5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개장한다. 매년 전국의 수많은 관광객이 신선한 오징어회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큼직한 가게 호수가 적힌 부스들이 200m 이상 늘어서 있다. 가게 앞뒤로 주차공간이 있어서 차를 타고 오기에도 부담이 없다. 매일 오전 5시30분, 독도 인근에서 어업을 마친 오징어배가 항구로 돌아온다. 그때부터 오징어난전 상인들의 경매가 시작된다. 200마리, 400마리, 1000마리. 날마다 잡히는 오징어 양이 다르기 때문에 오징어 가격은 그날그날 다르다. 안타깝게도 요즘은 오징어가 울진, 부산 쪽에 서식하는 탓에 속초는 평년의 30% 정도 어업양을 웃돈다. 공급이 적으니 자연스레 오징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시세는 대략적으로 한마리 1만5,000원. 두마리 2만5,000원. 세 마리 4만원. 가게마다, 또 시기마다 오징어 가격에 차이가 있다.
여름 속초의 명물, 동명항 오징어난전
여름 제철 오징어는 달큰한 맛이 일품이다
오징어는 날마다 가격이 다르다. 최저가를 찾아 헤매는 여정이 필요하다
어느 곳에 앉아도 속초의 바다가 보인다
어느 집을 가던 메뉴는 보통 4가지. 오징어회, 오징어통찜, 오징어물회, 오징어무침
어느 곳이 더 저렴할까 탐색전 끝에, <14호 거성호>에 들어섰다. 가게 수조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오징어가 한가득이다. 오징어는 큰 개체 기준 한마리에 200g정도 된다. 일단, 오징어회와 오징어물회를 주문했다. 오징어는 회를 뜨는 사람의 스타일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가느다란 국수 소면과 넓적한 중국 당면의 식감이 다르듯, 잘게 썬 오징어회와 제법 두툼하게 떠낸 오징어포를 비교하며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제철을 맞은 오징어는 정말 달짝지근하다. 특히, 현지에서 ‘귀박이’라고 불리는 오징어 머리 부위는 몸통에 비해 탄탄하고 서걱거리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다. 생선의 지느러미 부위가 더 맛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부위에 상관없이 신선한 오징어회를 간장, 고추장, 참기름에 찍어 먹다 보면 금세 그릇이 바닥을 보인다. 함께 나온 물회는 또 어떤가. 국자를 한 번 담굴 때마다 얇게 채 썬 오징어회가 한 움큼 딸려온다. 새콤달콤한 양념이 밴 양배추와 양파를 오징어회와 함께 집어서 먹으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나중엔 아예 흰쌀밥을 말아 수저로 퍼먹어야 제맛이다. 오징어회와 물회의 새콤함은 정말 찰떡궁합이다. 문득 동해바다를 바라본다. 역시 여름에는 속초다. 지금, 반드시 속초로 가야 한다.
오징어는 초콜릿색에 가까울수록 좋은 오징어다
주문과 동시에 떠지는 오징어회. 어떻게 뜨는 지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다
오징어회와 오징어물회. 최고의 조합이다
오징어회에서 가장 맛있는 부위는 귀박이다
야채 반, 오징어회 반. 세상에서 가장 호화스러운 물회
출항을 준비중인 오징어잡이 배. 전구를 환하게 밝혀 오징어를 유인한다
전구는 오징어잡이 배의 심장과도 같다
이른 아침, 속초항에서는 오징어를 낙찰 받기 위한 은밀한 전투가 시작된다
속초항에서 만난 그저 해맑은 강아지들
  • 동명항 오징어난전
  • 강원도 속초시 설악금강대교로 228
  • 07:00~20:00(재료 소진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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